가상화폐 트론 상장폐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미국법인이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트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이 여파로 트론의 가격이 급락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상장폐지 여파가 잠잠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긴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트론’ 상장폐지 소식은 현지시간으로 2023년 4월 12일 공개되었으며 복수의 기준으로 상장된 디지털자산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을 때 ‘트론’ 프로젝트가 거래소의 표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바이낸스유에스의 입장입니다. 바이낸스US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미국 법인사인데요.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지난달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 설립자 기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낸스유에스는 “우리의 디지털자산 검수과정은 시장 및 규제 개발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라며 “특정 디지털자산이 당사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거나 업계 상황이 변경되면 심층적인 검토를 통해 상장폐지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평가한다”라고 전했습니다.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7분 기준 트론의 가격은 전일 대비 0.39% 오른 0.0665달러(약 87원)로 집계되었습니다. 4월 12일 0.0669달러를 기록하던 트론은 바이낸스US가 상장폐지 공지를 올리자 급락하기 시작했는데요. 1시간여 만에 0.0626달러까지 내리며 6%가 넘게 하락했고, 바이낸스US는 18일(현지시간) 거래지원 종료 예정임을 밝히며 가상화폐를 옮길 때 주로 사용하던 트론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론은 전 세계 시가총액 16위 대형 코인으로 현재 바이낸스 미국 법인으로부터 상장폐지를 당하며 존폐 위기에 놓였있습니다. 이미 인도네시아 업비트에서는 지난달 말 미국 SEC가 트론의 창립자 저스틴 선을 미등록 증권 판매 및 에어드랍, 사기, 시장 조작 혐의로 기소한 것에 따른 조치라면서 TRX와 BTT에 대하여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구요.
트론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루나 코인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지난해 루나 대폭락 사태 때 가까스로 살아남았었는데요. 그러나 이번엔 바이낸스가 트론에 대한 거래 지원을 종료할 방침을 밝히자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국내 거래소도 바이낸스 결정에 따라 트론에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등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트론은 중국계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의 고문이었던 저스틴 선이 만든 코인으로도 유명하죠. 트론의 시가 총액은 59억441만달러(7조8174억원) 정도로 전체 코인 시가 총액 중 16위를 기록 중이었지만 저스틴 선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발행한 테라, 루나와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USDD를 만들기도 하며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대개 스테이블 코인은 1개의 코인당 1개의 달러의 가치를 연동한 가상화폐를 일컫는데요. 보통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를 담보하기 위해 달러와 같은 실물 자산을 구비해두는 경우가 많으나, USDD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유지하게 됩니다.
트론은 지난 12일 0.066달러 정도에 거래됐으나, 바이낸스US가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6% 넘게 떨어졌었는데요. 현재는 0.065달러에 거래되며 어느 정도 회복됐으나, 추후 다른 거래소가 바이낸스와 같이 거래 지원 종료에 나서면 다시 한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거래소인 만큼 트론에 대한 제재에 나선 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상장 폐지 사유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는 있으나, 최악의 경우 다른 거래소들 역시 트론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5월 루나 대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트론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었고, USDD와 트론은 루나·테라 코인과 비슷한 방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USDD는 알고리즘으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는데 그 과정에서 트론 코인이 사용되는 것은 마치 테라가 1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루나를 이용한 것과 유사합니다. 업계에서는 루나와 구조적 연관성 때문에 루나 사태가 터지자 트론 역시 붕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었지만 트론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거래되고 있긴합니다. 현재 트론 거래가 가능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있습니다.
가상자산업계는 바이낸스US가 트론 제제에 나서는 이유로 미국 규제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으며 바이낸스US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이중장부, 사기 혐의로 기소 받았는데, 트론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SEC는 트론 창립자 저스틴 선에게 미등록 증권 판매, 시장 조작 등의 혐의가 있다며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비슷한 궁지에 몰린 바이낸스US 입장으로서는 트론과의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제외한 가상화폐) 중 대장 격인 트론이 위기를 맞자 다른 알트코인 역시 후폭풍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앱토스는 하루 만에 3.59% 떨어진 11.37달러에, 스팀도 2.90% 빠진 0.216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같은 기간 스택스는 0.888달러로 8.34%나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바이낸스가 트론 제재에 힘을 실으면서 국내에서도 트론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포함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가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등 트론 규제에 나선다면 해외 코인으로서는 제재를 받는 첫 사례가 되었으며 DAXA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장 및 폐지 결정 여부는 각 거래소 판단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며 “현재로서는 트론 규제에 대해 할 말은 특별히 없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