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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BDFOM LIFE 2018. 4. 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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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사라질 줄 알았던 상처는 1년이 넘어가도록 여전히 내 눈옆에 자리잡고 있다.

    피부과 선생님의 말로는 음주, 스트레스, 과로 이 세가지에서 멀어져야 한다는데

    마키마키를 정리하고 나서부터는 음주, 스트레스, 과로가 예전에 비해 절반 이상은 줄어들었는지

    상처가 점점 작어지더니 요즘엔 잠잠해 있다가 이틀 전 음주, 스트레스, 과로 세가지를 다 했더니 

    하루밤 사이에 예전만큼이나 부풀어올랐다.

    눈 옆에 난 상처라 신경쓰이긴하지만 온도를 알려주는 온도계처럼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장치같아서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몸에 적신호가 온 것 같아 해야할 것들을 조금 미루기로 하고, 

    어제 집으로 돌아와서 곧장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늘 오후까지 내내 잠을 잤다. 

    아침이 되어 눈이 떠지긴 했지만 옷을 입고 나갈 채비까지 마친 후에 

    거울을 보고 한동안 생각하다 다시 침대 위에 누워 더 자기로 했다. 



    낮의 따듯한 온도와 전기장판의 열기때문에 잠에서 깼더니 목 뒤로 땀이 느껴진다.

    무념무상의 상태로 다시 한 번 샤워를 하고 팬티만 입은 채 침대에 걸터앉아 잠시동안 멍하니 있었다.

    침대 위, 자기 전에 보던 영화의 엔딩크레딧의 정지화면을 보면서

    어느 부분까지 봤었는지 떠올리다가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집 안에서는 밖의 날씨가 잘가늠되지 않아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1층 출입구의 문이 열리면 느껴지는 온도를 온몸으로 맞으면 그제서야 그날의 날씨를 파악할 수 있다.

    오늘은 따듯하구나 혹은 아직 춥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날씨와 내 옷의 두터움을 매칭해보는데

    하루종일 머물러 있는 니즈비가 지하인 이유로 날씨가 풀리던 그렇지 않던 매번 따듯하게 챙겨입고 나간다.



    니즈비로 향하는 동안 어제밤의 꿈인지 낮잠에서의 꿈인지 모르겠지만 꿨던 꿈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내용도 없고, 등장인물도 없이 내 이름 세글자가 계속해서 보여지는 꿈이었는데

    아마 침대에 걸터 앉아 멍하니 있을 때 내 이름이 떠올랐던 걸 보니 낮잠을 자는 동안 꾼 꿈이었나보다.



    니즈비에 도착해 커피가 마시고 싶어 커피머신의 전원을 켜고 예열되는 동안 

    차에 두고 온 책도 가지러 갈 겸 , 카페라떼에 들어갈 우유도 살 겸 밖으로 나갔다.

    매번 한밤중에 밖으로 나갔던 기억때문인지 어두울꺼라 생각했던 바깥풍경은 여전히 해가 떠 있었고, 

    차에서 꺼낸 책을 들고 아파트 벤치로 가서 춥다는 기분이 들기 전까지 읽어내려가다가 우유를 사러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에스프레소를 내려 아이스라떼를 만들고 전자담배까지 챙겨 책을 읽기 좋은 쇼파에  

    한동안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되게끔 해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건데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부분이 많아서 

    예전에 읽은 책이 이 책이 맞았었나? 하며 계속해서 읽어내려갔다.

    (키득키득 거리며 읽었던 부분에서 이번에도 또 키득키득 거리는 걸 보며 
    나는 아마 같은 걸 매일 보여줘도 매일같이 웃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예로 내가 울면서 봤던 영화는 
    다시봐도 똑같은 부분에서 울게된다. 이제는 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슬픈 장면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소매로 눈물을 닦을 준비를 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그사이 미뤄뒀던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려다가

    오늘은 일요일이잖아 라는 게으른 생각에 져버려서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책 한 권을 더 읽기로 했다.

    내일 모레 걱정은 내일 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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